韩文脚本 仍想结婚的女人5[宝典]
韩文剧本 仍想结婚的女人5
"아직도
결혼하고 싶은 여자"
<5부>
1. 몽타주
(이신영, 하민재, 윤상우의 삼각멜로 진도 몽타주)
4부 신영네 거실
신영;내 나이가 어때서? 나 하민재랑도 사귈 수 있어. 너 같은 노땅
대신...
상우;쳇..
신영;꼴도 보기 싫어. 나가.
4부 헬스클럽
반석;실패했지? 이신영 절대 안 넘어오지? 민재;오늘밤에 결정적인 사진을 보내주겠어.
4부 클럽
서로 분위기 보며 춤추는 신영, 상우.
4부 병원
민재;오늘밤에 결정적인 사진을 보내주겠어.
4부 헬스장
신영;내가 하민재랑 사귀면 너 어쩔래. 걔가 날 진심으로 사랑하
게 만들 면. 그땐 깨끗이 물러날래? 상우;좋아! 물러날게. 그럴 일은 절대 없을테니까.
4부 신영네 거실
신영;좋아! 금요일 밤에 내가 하민재 등에 업혀오겠다.
2. 바 / 밤
4부 엔딩 연결로.... 어지러운 듯 주저앉아 머리잡고 있는 신영.
민재;많이 힘드세요?
신영;어지럽네요....
민재;업히실래요?
민재 몰래 쌩하니 미소 짓는 신영.
신영;괜찮은데....
민재;업히세요.
신영, 민재 등에 업힌다. 민재, 테이블까지 업고 와 신영을 의자
에 앉힌다.
민재;가방 챙기세요. 제가 댁까지 모셔다 드릴게요.
신영;(좋아서 웃음이 푹 터진다. 얼른 고개 숙이며)아... 머리야...
3. 신영네 집 앞 / 밤
차 안에 앉아있는 상우.
상우;못 업혀 오기만 해봐라...
저 멀리서 업고 업혀오는 두 사람의 실루엣이 보인다. 상우, 후다
닥 차에서 내려 다가가 본다. 껄렁해 보이는 10대 남녀학생. 형님
느낌의 건장한 여학생이 술 취한
남학생을 업고 가며
여학생;등에다 토하면 죽어!
상우, 그들을 보고 있는데 형님 같은 여학생, 상우를 째려본다. 상
우, 얼른 시선 피하고 차에 들어와 앉는다. 멀리서 상우의 차를 수
상하게 보고 있는 경비 아저씨, 전화버튼을 누르는.
경비;수고하십니다, 지구대죠? 수상한 차량이 한 대 있어서요.
4. 바 / 밤
노래하고 춤추는 사람들. 신영, 가방을 주섬주섬 챙긴다. AD 춤추
다 말고 다가온다.
AD;뭐야, 선배.... 집에 갈꺼야?
신영;응, 초반에 너무 달렸나봐. 어지럽고 힘들어. AD;어떡해.... 택시 잡아 드려요?
민재;제가 모셔다 드리기로 했으니까 걱정마세요. (신영에게)업히
세요.
신영;(힘든 척)고마워요 민재씨.....
민재, 신영을 업고 일어서는데 부국장 들어온다.
AD;어? 부국장님.
신영;(업힌 채)??
모두 부국장에게 시선, 반가운 척 맞는. 노래하던 사람도 스톱버
튼 누르고 모두 부국장에게 모인다. 권력의 포스.
부국장;옆 팀 회식 왔다가 들러봤다. (업혀있는 신영 보며)얜 왜 이
래?
해진;초반에 너무 달려서 실신했어요. 신영;.......(힘든 척)죄송해요 부국장님.... 선배;얼른 가봐. 힘들어 보인다.
부국장;힘들게 이러구 어디까지 업고 가. (밖에 부르는)김사장! 가
서 김사 장한테 그거 가져오라고 해. 그거 달라면 알아.
신영;??
잠시 후 웨이터 두 사람, 들것 갖고 들어온다.
부국장;여기다 이신영 눕혀.
신영;!!
부국장;회식 때 뻗는 애들이 하도 많아서 하나 준비해 놓은거야.
(민재에 게)무겁죠? 여기다 내려놔요. 민재;아뇨, 괜찮습니다.
부국장;뭐해들. 얘 좀 여기 눕혀.
웨이터 둘, 들것을 들고 서 있다. 선배와 유PD AD 달려들어 민재
등에 딱 달라붙어있는 신영을 뜯어내 들 것에 놓는다.
신영;........(대처방안이 떠오르지 않고...) 민재;저기........(당황스럽고)......... 부국장;(웨이터에게)이 분 좀 택시 타는데 까지 부탁해.
민재;제가 같이 가겠습니다.
AD;(잡으며)민재씬 여기있어요.
유PD;그래 민재씨 우리 오늘 얘기 하나도 못했다. 이리와 앉아
요.
선배;그래 다들 앉고, 부국장님도 한잔 받으시죠. 해진;내가 택시 잡아주고 올게.
웨이터, 들 것에 신영 싣고 나가고 해진도 신영 백 들고 따라 나간
다.
민재;..........(따라 나가려 하는데).....
유PD AD ‘빨리 와요’ 민재를 끌고 와 주저앉힌다.
5. 상가 앞 거리 / 밤
신영이 실린 들것을 들고 나오는 웨이터. 신영 백 들고 따라오는
해진.
신영;내려줘요. 나 괜찮아요.
해진;힘들지? 조금만 참아. 택시 잡아줄게. 신영;걸을 수 있어. 나 좀 내려줘.
지나가던 사람들 들것 신영 구경하고 웨이터들 말 안 듣고 계속
택시정류장으로 간다.
신영;(버럭)야, 스톱! 당장 못 내려!
웨이터, 놀라 멈춰서면 신영 아무렇지도 않게 들것에서 풀쩍 내
려 해진에 들고 있는 백을 낚아챈다. 차도로 뛰어나가 택시를 잡
는 신영.
해진;.....(황당)뭐야, 멀쩡하잖아??
신영, 택시 타고 사라진다.
6. 신영네 집 앞 / 밤
차창을 똑똑 두드리는 경찰.
상우;?? (창문 내리면)
경찰;(거수인사하고)실례합니다. 여기 왜 이러고 계시는 겁니까?
상우;친구 기다리는 중입니다.
경찰;친구분 한테 전화를 해보시죠. 상우;그럴 일이 좀 있어서요.
경찰;신분증 좀 보여주시겠습니까?
상우;저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.
경찰;신분증 좀 부탁드리겠습니다.
상우;......(지갑 뒤적이다가)안 가져왔는데요. 경찰;B동 307호 아가씨 따라다니는 스토커시죠? 상우;제가요? 아닙니다.
경찰;죄송하지만 잠깐 저희와 같이 가주시겠습니까.
상우;왜 이러십니까. 저 스토커 아니라니까요.
신영, 걸어오다 저만치서 상우와 경찰 실랑이 하고 있는 게 보인
다. 얼른 몸을 숨기고
상우;스토커 아녜요. 경찰서 갈 일도 없구요. 알았어요. 집에 가면
될 꺼
아닙니까. 내참..........
상우 바삐 차를 출발시켜 떠나고, 신영 부리나케 뛰어 집으로 들
어간다. F.O.
7. 피트니스 클럽 / 아침
핫팬츠에 타이트한 운동복 입고 러닝머신에서 뛰고 있는 여자들
옆으로 핸드폰 든 반석, 곁눈질 하며 걸어온다. 바벨 들고 근력 운
동중인 민재. 반석, 다가가
반석;넌 이걸 증거사진이라고 보낸 거냐?
반석, 멀티메일로 온 사진을 들이민다. 어두운데다 신영이 쓰러
질 때 찍혀 알아볼 수 없게 흔들려 있다.
민재;흐릿해도 형체는 보이잖아.
반석;보이긴 뭐가 보여. 스승님한테 뻥을 칠라구 자식이.
민재;뻥 아니라니까. 자세히 봐! 이게 나구, 흔들린 게 신영씨.
반석;신영씨?
민재;.......그럼 뭐라고 불러?
반석;너 이제 보니 은근히 즐기는 것 같다? 내기는 핑계고 진심은
딴 데
있지?
민재;형이 내 자존심을 건드려서 일이 시작된 거 아냐. 내 코치 거
부한다 고.
반석;어쨌거나 이신영 기자가 너랑 사귀면 난 그 사람한테 제대로
실망할 거야. 어떻게 나 같은 남자를 몰라보고 너 같은 애송이
랑.
민재;형!
반석;왜!
민재;그 나이 먹도록 모르냐? 사랑은 사람 맘대로 되는 게 아냐.
반석;이 자식 잘난 척 하는 것 좀 보게. 민재;기다려. 제대로 된 사진 보내줄게. 반석;니가 내기에 이겼다 쳐. 그 사람이 널 엄청 좋아하고 사랑하
게
됐어. 그 다음은 어쩔껀데? 미안하지만 내기였어요 그럴래?
민재;그건 그때 가봐서.
반석;그 여자가 너한테 푹 빠진 후에? 민재;푹 빠져서 헤어 나올 수 없게 된 후에. 반석;나쁜 놈.
8. 신영네 거실 / 아침
오디오에서 기분 좋은 클래식 흐른다. 토스트 굽고 에스프레소 기
계에서 커피를
뽑는 다정. 포크, 나이프, 접시 놓고, 꽃도 한 송이 꽂고 테이블 세
팅 제대로 하고 있다. 예쁜 그릇에 삶은 달걀도 담아놓고. 오렌지
쥬스 잔에 따르며
다정;(방 쪽에 부르는)이신영, 아침 먹어..... 야, 일어나!
신영, 방에서 부시시 나온다.
신영;웬일루 아침을 다 차렸냐.
다정;나 원래 이런 거 좋아해. 아침 차려줄 남편이 없는 게 안타까
울 뿐이 지.
신영;술 먹은 다음날 이딴 거 차려주면 퍽도 좋아하겠다. 북어국
없냐.
다정;너 어제 두발로 걸어 들어왔지? 신영;그래도 잠깐 업혔었어.
다정;진짜? 어땠어?
신영;좋드라.
두 사람 식탁에 앉아
다정;그러다 진짜 사귀는 거 아냐? 신영;그건 아니지. 한 두 살 연하면 모를까. 다정;열여섯 살 연하랑 잘사는 데미무어를 봐. 너라고 못할 게 뭐
있니.
신영;그녀는 비버리 힐즈 저택에 살고 난 여기 전세로 산다는.
다정;윤상우 하민재 양다리 해.
신영;소개팅 때문에 그러냐?
다정;나 10월 22일로 결혼식 날짜 정했어. 남자만 찾으면 돼.
신영;계란 좀 줘봐.
다정;(삶은 달걀 건네주며)부케는 니가 받을래? 신영;(다정 머리에 계란 팍 깨며)그러지 뭐. 다정;(화내는)야아! 난 지금 진지하게 얘기하는데. 신영;(껍질 까며)주례, 사회도 정했냐? 다정;주례는 통역대학원 교수님, 사회는 동기중에 아나운서 있
어.
축가는 하민재한테 부탁해도 되겠지? 너 그러니까 걔랑 사겨.
신영;다 준비됐네. 신랑 없어도 그날 우리끼리 모여서 결혼식하면
되겠다.
다정;(계란 들어 신영 머리에 팍)부케 취소! 딴 사람 줄꺼야.
신영;계란 하나 줘봐.
다정;(계란 멀리 치우며)결혼식날 줄게. 신영;너 어디 가서 그딴 소리 하지 마. 병원에 갇힌다.
다정;난 너무 완벽해 보여서 남자가 없는거야. 앞으론 허점을 좀
보여야 돼.
신영;너 지금 니가 귀여운 줄 알지?
벨소리 나고 현관문 쾅쾅쾅 두드리는 소리.
부기(E);이신영! 문 열어 봐! 빨리! (쾅쾅쾅) 다정;아침부터 왜 저래? 교양 없이.
신영, 인터폰 버튼 누르면 부기, 뛰어 들어와 신문을 내민다.
부기;이거 봤어?
신영;(신문보고 외마디 비명)악!
9. 도 로 / 아침
막혀있는 출근길. 신영, 핸즈프리로 통화하며 고래고래 소리 지른
다.
신영;양심이 있는 인간이야 당신? 거기 꼼짝 말고 있어. 내가 가서
묻어
버릴테니까. 이번 취재가 어떤 건데 당신이 이걸 망쳐. 이 쓰레
기야.
신영 옆을 지나는 다른 차(아침 일찍 스키장으로 떠나는 차. 힙합
스타일의 청년2명과 뒤에는 보드와 여행 짐 가방 잔뜩), 차 안에
강한 락이나 헤비메탈 음악을 틀어 놨다. 옆을 보면 신영 소리 지
르고 핸들을 치는 게 듣는 노래와 박자가 딱딱 맞는다. 신영을 향
해 힙합 싸인같은 손짓하고 가는 차.
신영;저것들은 또 뭐야아아아!
10. 부국장실 / 낮
신문 펼쳐놓고 인상구기고 앉아있는 부국장. 신문엔 ‘본지 특종
카르멘을 부른 무용가 이초희’ ‘우리나라 최초 현대무용가 이초희
서구 오페라에도 심취’ ‘본사 홈페이지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’
신영;음성 연구소 소장이 신문기자 조카한테 제 특종을 흘렸습니
다.
부국장;그러게 이런 건 9시 뉴스에 줬어야지. 신영;어떻게 그래요. 제가 찾은 특종인데. 부국장;그래서 남한테 고스란히 넘겨주니 좋아? 욕심내고 쥐고
있
다 이게
뭐냐. 제작비 들여서 기껏 녹화 해놓고. 신영;이 코너만 들어내고 아이템 준비해서 다시 녹화하겠습니다.
부국장;누구 맘대로? 파일럿 방송 일단 취소했어. 신영;그럼 언제로 다시 잡아주실 거예요? 부국장;해 오는 거 봐서. 그리고 스튜디오 녹화까지 꼭 해야겠냐?
세트비 며 인건비도 많이 드는데... 그냥 VTR로만 가면 안되
겠어?
신영;......생각해 보겠습니다.
11. 보도국 일각 / 낮
신영, 부국장실에서 나오는 데 최명석 다가온다.
명석;니 덕분에 또 내꺼 나가게 생겼다. 신영;...무슨 소리예요?
명석;니가 펑크낸 시간, 내가 상 받았던 프로 앵콜방송 하기로 했
어.
그 시간, 예능이랑 드라마에서 가져가려고 하는 걸 내가 지켰
다.
신영;장하시네요.
명석;시집은 언제 가냐?
신영;.............
신영, 대꾸 없이 나간다.
12. 화장실 / 낮
변기 뚜껑 닫은 위에 고개 숙이고 울고 있는 신영. 신영, 눈물 닦
고 일어선다. 잘 보이지 않는 옆 벽면 위쪽에 싸인 펜으로
‘/////////////////////// ’ 그려놓은 수십 개의 표시들. 더러 희
미하게 지워지고 번지기도 했다. 신영, 입으로 펜 뚜껑을 열어 제
일 끝에 작대기 하나를 ‘/ ’ 더 그려 넣는다.
신영;10년 동안 여기서 많이도 울었네.
신영, 씩씩하게 웃는다.
신영;괜찮아. (벽을 팡팡치며)여기 다 채울려면 아직 멀었다. 아직
멀었어! (팡팡)
옆 칸의 여자(E);(똑똑 벽 두드리며)왜 그러세요? 휴지 없어요?
신영;(흡!..... 얼른 나간다)
13. 보도국 복도 / 낮
신영, 걸어가는데 맞은편에서 신문을 든 민재, 뛰어온다.
민재;어떻게 된거예요?
신영;..........연구소에서 얘기가 샌 거 같아요. 민재;그래서 운거 예요?
신영;누가 울었다고 그래?
민재;눈이 빨간데.
신영;잠을 못자서 그래요. 어쨌거나 민재씨가 준 거 날려서 미안해
요.
민재;그러니까요. 이젠 좋은 정보 있어도 주지 않기로 결심했어
요.
신영;터프한 척 하지 말고 좋은 거 있음 또 줘요. 민재;어젠 잘 들어갔어요? 걱정했는데. 신영;잘 들어갔지 그럼. 챙겨줘서 고마웠어요. 민재;조만간 위로주 살게요. 낼 저녁 어때요? 신영;좋아요. 내가 살게요.
민재;나랑 약속 하나해요.
신영;뭔데?
민재;이젠 특종 날리지 않기로, 특종 날려도 울지 않기로 나랑
약속해요. (새끼손가락 내민다)
신영;.........(손가락 거는데)
민재;코도 빨갛고 꼭 알콜중독 노처녀 같아요. 신영;(걸었던 손가락 홱 풀고 돌아선다) 민재;(웃으며)전화할게요!
신영, 한참을 걸어간다. 저만치 멀어져 뒤돌아보면 민재 떠나지
않고 보고 서 있다. 민재, 신영을 보고 미소 짓는다.
신영;............
, 갸우뚱. 신영, 다시 뒤돌아 걸어간다. 신영
신영;..... 왜 저래......
14. 회의장 / 낮
통역 부스의 다정. 눈빛 반짝인다. 젊고 잘생긴 한국계 남자, 네이
티브 영어로 마이크 잡고 얘기 중. 캐주얼 한 차림에 매력있다.
(MS나 구글의 젊은 이사정도라 설정)다정, 그 남자가 맘에 드는
지 바라보며 미소 지으며 통역 중. 앞엔 음료수 초콜렛과 함께 커
다란 손거울도 놓여있다.
다정;(통역)저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회장이 직접 직원들 집에
케
잌을
배달하는 걸로 유명하죠. 그래서 놀러나가지도 못하고 회장님
기다 리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적도 있습니다.
참석자들 웃는다. 그 중 젊은 여자 손든다. 남자, 질문 하라는 듯
지목하면
참석자;Are you married?
남자, 웃으며 대답한다. 다정, 짜증. 들고 있던 연필을 집어
던진
다.
다정;(통역)예, 결혼 했습니다. 아내와 아이들도 한국에 함께 왔습
니다.
15. 만찬회장 / 밤
원탁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경제 요인들 6명 정도. 외국 한국인 섞
여서. 다정은 중요한 두 사람 뒷자리 사이에 앉아 통역하고 있다.
다정;관세에 관한 부분은 아까 말씀하신대로 받아들이겠답니다.
두 VIP, 와인으로 건배한다. 다정, 배에서 꼬르륵.
16. 신영네 거실 / 밤
막걸리 반 병 비어있다. 허겁지겁 도시락 세트 먹고 있는 다정. 신
영 들어온다.
신영;이제야 밥을 먹어?
다정;밥통이 제일 싫어.
신영;밥통?
다정;밥 먹을 때 통역하는 걸 밥통이라 그래. 신영;남들 맛난 거 먹을 때 뒤에서 통역하는 거 진짜
곤욕이겠다.
다정;아까 와인이랑 막걸리 마시는 데 나도 먹고 싶어 죽는 줄 알
았다.
신영;그래서 혼자 이만큼을 마신거야? 다정;빈 집에서 혼자 밥 먹는 거 정말 너무 싫어. 신영;먹을 밥이 있는 걸 감사해 이것아. 다정;(가슴 치며)아우 너무 급하게 먹었나. 나 막걸리 좀.
17. 신영 방 / 밤
이불 푹 뒤집어쓰고 자는 신영. 문 두드리는 소리.
다정(E);신영아... 자니....
문 열리고 다정의 시선으로 들어오는 카메라.
다정(E);나 급하게 먹고 체했나봐... 응급실 좀 같이 가줄래.
침대의 이불을 확 걷는데 백발 할머니가 누워있다. 백발의 신영,
일어나며
신영;(귀가 어두운)뭐라구우?
다정;(놀라)이신영!
다정, 뒤돌아 거울을 보는데 역시 주름지고 폭삭 늙은 백발 할머
니다.
다정;헉!
신영;(돋보기 찾아 끼며)독감주사 맞으러 가자구우? 다정;우리 결국 이렇게 늙은거니? 결혼 못하고 팔십까지 너랑 나
랑 사는 거야?
신영;(일어서며)독거노인 잔치에 어서 함께 가자꾸나.
다정;노처녀에서 이젠 독거노인이 된거야? 이럴 순 없어. 이럴 순
없어!
18. 신영네 거실 / 밤
테이블에 책 잔뜩 펼쳐놓은 채 작은 담요 덮고 잠들어 있던 다정,
버럭 소리치며 일어나 앉는다. 방에서 파자마 차림으로 눈 비비며
뛰어 나오는 신영.
신영;너 왜 그래. 악몽이라도 꿨어? 다정;........(꿈의 여운으로 멍한) 신영;정다정........
다정;(울음이 터진다)흑........
신영;왜 그래.
다정;엉엉엉........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일에서만 잘나가
고 결혼 을 못할까. 세상의 반이 남잔데 어떻게 날 사랑해 주
는 남자가 한명 도 없는걸까. 흑흑. 신영;널 사랑하는 남자가 없는 게 아니라.. 키 180 이상에, 명문대,
억대
연봉에 시누이 없는 차남, 인물 좋고, 사투리 안 쓰고, 머리숱
많고,
40평대 아파트를 가진 남자 중에 널 좋아하는 애가 없는거지.
다정;(버럭 화내며)그게 그거지. 내 팔자엔 남자가 없나봐... 얼굴
도 이렇 게 이쁜데.... 흑흑.... 신영;쯔쯔... 약 먹을 시간이다.
다정;넌 안 외롭니? 일만 하는 게 좋니? (흑흑) 신영;너무 좋아. 남자보다 일이 좋아. 다정;(절규하듯)넌 미친년이야!
신영;(버럭)막걸리 좀 그만 마셔!
19. 방송국 / 아침
신문 들고 커피마시며 걸어오는 신영. 지나가다 걸음 멈춰 선다.
열려진 연습실
문틈으로 민재가 보인다. 기타를 들고 있는 민재. 피아노, 첼로 연
주자와 함께 연습중.
민재;잠깐, 여기서 박자를 바꿔보면 어때요? 엇박으로 시작해서 가
면?
피아노;재밌겠는데요.
민재;그럼 첼로 먼저 가볼까요.
신영과 눈 마주치자 손들어 보이고 일어서 나온다.
신영;방해 하려던 건 아닌데.
민재;어? 이 커피 나 주려고 사왔어요? 고마워요. (뺏어간다)
신영;......아침부터 바쁘네요.
민재;밤 샜어요. 다른 연주자들이랑 팀을 짜서 재밌는 걸 한번 해
보기로
했거든요.
신영;오늘 저녁 같이 못 먹겠네, 피곤해서. 민재;아 맞다. 저녁 먹기로 했었지. (신영 옆으로 360도 돌아보며)
그래서 오늘 이쁘게 하고 오신 거구나... 나랑 데이트 있어서.
신영;뭘 먹고 이렇게 버릇이 없는지.
민재;이따 전화주세요. (커피마시며 돌아서다)읍! 신영;왜 그래?
민재;(입술 만지며)내 입술에 립스틱 묻었어요. 우리 지금 뽀뽀했
어요. 나 책임 질 수 있죠?
신영;커피 내 놔!
민재;이따 봐요.
민재 들어간다. 안에서 첼로 피아노 기타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음
악 흘러나온다. 신영, 음악 듣고 서 있다 천천히 발걸음 옮기고.
20. 부국장실 / 아침
마주 앉아있는 신영과 부국장.
부국장;빵꾸난 아이템은 새로 잡았나?
신영;어제 밤까지 회의를 하긴 했는데 아직... 부국장;박태훈이가 술 마시고 여자 때린 얘긴 들었어?
신영;박태훈이면....그 얼짱 총각 국회의원이요? 부국장;클럽에 갔다가 술김에 시비가 붙어서 여자를 두들겨 팼는
데 보좌 관들이 돈으로 대충 입막음을 한 것 같아.
신영;돈을 받음 어떡해 그런 건 경찰에 가야지. 부국장;여자 찾아서 인터뷰 한번 해볼래.
21. 주택 앞 / 낮
아담한 한 주택 앞. 문 앞에 서서 인터폰으로 여자를 설득하는 신
영.
신영;그 쪽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는데요... 그래도 이런 건 알리셔
야죠.
여자를 폭행하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. 뒷모습으로 찍으
셔 도 되구요. 음성변조도 원하시면....
문 열고 신영을 밀치고 나오는 20대 여자.
여자;안한다니까 그래요.
신영;억울하지 않으세요?
여자;댁 같으면 하겠어요?
신영;....나 같음 하겠어요.
여자;나도 잘한건 없잖아요. 술 마시고 놀다가 그러게 된건데.
신영;여자는 술 마시고 놀면 안돼요? 술 마시고 놀면 맞아도 돼
요?
여자;........
신영;박의원은 생각이 틀려먹은 사람이예요. 시비중에 한 대 친 것
도 아니 고 작정하고 팬 것처럼 때렸던데.... 이건 아니잖아
요. 댁이 동생같아 서 그래요. 난 그 사람 용서가 안되거든.
여자;..... 안할래요., 돌아가세요.
신영;4시까지 기다려볼게요, 맘 바뀌면 나오세요.
신영, 대문 앞에 서 있다. 추워서 뛰기도 하고 폐지 줍는 할머니
지나가면 리어카 밀어주고 지갑에서 천원짜리 여러 장 꺼내 쥐어
준다.
22. 회의실 / 낮
카리스마 있어 보이는 여자회장과 임원진들 앉아있다. 당당하게
프레젠테이션 하는 부기. 프로젝터로 외국의 노천카페, 유명한 레
스토랑들 사진이 흐르고.
부기;컨셉이 중요합니다. 이젠 레스토랑이 트랜드와 스타일을 만
들고
문화까지 이끌어내는 곳이 될 수 있으니까요. 제가 생각한 이
번 레 스토랑의 컨셉은 이렇습니다. 도시, 여자, 웰빙!
23. 레스토랑(고정) / 낮
텅 비어있는 레스토랑에 앉아있는 신영. 옆엔 취재수첩과 녹음기
놓여있다. 피곤한 듯 종아리를 치며 레스토랑을 둘러보고 있다. 에
스프레소 기계에서 커피를 뽑는 부기.
신영;근사하다, 여기.
부기;이번 취재는 뭐야?
신영;나중에 얘기해줄게. 아... 피곤하다. 부기;(커피와 스팀밀크 잔 가져다 주며)마셔봐. 원두부터 바꿨어.
신영;음... 너무 맛있어서 눈물 날라 그래. 부기;회장이랑 네고 끝냈잖아. 여기 성공시키면 2호점은 뉴욕에 내
고
지점장은 내가 하는 걸로. 신영;꺄오! 부기우기 짱이다.
부기;휴가 때 놀러와. 먹고 자는 거 해결해 줄게. 신영;1호점 꼭 성공하도록 나도 발 벗고 도와야겠다.
(E);핸드폰 벨
부기;(발신자 보고)못 말려.
신영;누군데?
부기;엄청 멋진 남자 있어.
신영;근데 왜 안 받아?
부기;부인이 있거든.
신영;뭐!?
부기;조만간 그 여자 찾아가서 말해줄려구. 당신 남편이 노총각인
척 하고
다닌다고.
신영;너 미쳤니. 관 둬.
부기;꼭 알려줄꺼야. 난 그 여자가 맘에 들거든. 신영;봤어?
부기;아니 느꼈어.
신영;......뭔 소린지....
부기;이번에도 제대로 방생해 줄거야.
30. 댄스 스튜디오 / 낮
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근사하게 춤을 추는 여자. 플라멩고 솔로.
최상미다.
부기, 한 쪽에 서서 상미를 바라보고 있다. 상미, 프로처럼 춤춘
다. 강렬하고 섹시하다. 춤이 끝난다. 상미, 부기의 시선 인식 못
한 채 땀 닦고 강사와 웃으며 얘기하고.
31. 플로리스트 카페 / 낮
화분과 꽃이 가득한 카페. 여자 5~6명 큰 테이블에 둘러 앉아 꽃
을 만지고 있다.
촘촘하게 묶어 예쁜 화관을 만들고 있는 여자들. 그 중 가장 미모
인 여자 최상미,
우아하고 가식적이게 보일정도로 화사하게 웃으며 꽃을 만지고
옆 사람과 얘기하고 웃는다. 좀 떨어진 테이블에 혼자 커피 놓고
앉아 그런 상미를 바라보고 있는 부기. 다 만든 화관을 써보는 상
미. ‘어머 자기가 제일 이쁘다’ 아줌마들 칭찬.
상미;(미소)
32. 고층건물 엘리베이터 / 낮
야외전망이 보이는 엘리베이터. 화관을 든 상미가 타고 문이 닫히
는데 선글래스 쓴 부기 포스있게 걸어오며
부기;잠깐만요!
상미;(오픈 버튼을 눌러준다)
부기;감사합니다.
문 닫히고 둘만 탄 엘리베이터 올라가기 시작한다.
부기, 상미를 쳐다보고 서 있다.
부기;..............
상미,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리자
부기;꽃이 참 예쁘네요.
상미;감사합니다.
부기;(선글래스 벗으며)제가 마술 하나 보여드릴까요?
상미;?
부기;그 꽃, 나 주세요. 오늘밤 그게 다시 댁한테 돌아가게 해드릴
게요.
상미;.....무슨 말씀인지.....
부기;만약 그 마술이 성공하면 나한테 백만 원 주세요. 실패하면,
제가 백 만원 드릴게요.
상미;.........
부기;백만원 없어요? 생활비로 매달 5백씩 받잖아요. 아녜요?
상미;(기분 나쁜, 경계로)누구세요? 부기;당신 남편이 사랑하는 여자요. 상미;.........!
부기;당신 남편이 지금 나한테 미쳐있어요.
33. 건물 일각 / 낮
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건물 일각. 임대 안 나간 사무실이나 짜투
리 로비 같은 곳.
몸이 굳어 서있는 상미. 부기, 미니 매니큐어(까만색이나 파랑색)
를 열어 한 꽃잎 뒤에 T자를 쓴다.
부기;표시했어요, 잘 보세요. 오늘 이게 댁한테 다시 돌아갈 꺼예
요.
상미;........뭐하는 분이죠?
부기;레스토랑 컨설턴트예요. 남편은 와인 모임에서 알게 됐구
요.
아직 다들 노총각으로 알고 있어요. 미혼으로 속이더라구요.
상미;그래서 미웠나요?
부기;난 남자한테 목숨거는 스타일 아녜요. 상미;그냥 차버리면 되지 나한테 왜 알려줘요? 부기;키스도 안했고, 같이 자거나 하는 일 절대 없었으니까 안심하
세요.
상미;왜 나한테 굳이 알려주냐고 물었어요. 부기;좋은 사람 같아서요. 댁이.
상미;........
부기;그 남자가 입고 나오는 셔츠가 너무 깨끗해서 슬펐어요. 정성
스럽게
다림질한 셔츠를 보고 당신을 느꼈어요. 남편한테 모든 걸 바
치지
말라구 말해주고 싶었어요.
상미;남편한테 꽃 잘 전해주세요.
부기;금요일 3시, 이 꽃 만든 카페에서 만나요.
부기, 화관을 들고 자리를 뜬다. 상미, 그대로 굳은 채 움직이지
않는다.
24. 신영네 집 앞 / 낮
신영, 걸어온다.
상우;어!
신영;너 뭐야! 스토커야? 왜 맨날 남의 집 앞에 와 있어?
상우;집 보러 다니는 중이라니까. 스토커는 누가 스토커야.
신영;우리 동네 오지 말랬지.
상우;업혀 오신다더니.
신영;업혔는데 니가 못 봤을 뿐이야. 너 경찰에 쫓겨서 먼저 가더
라.
상우;내가 못 봤음 무효지 무슨 소리야. 신영;집은 딴 동네가서 구해.
상우;부탁인데 나랑 이 옆 주상복합 한군데만 같이 봐주라. 응?
(신영의
손 잡아끄는)
25. 주상 복합 1층 상가 / 낮
걸어 나오는 신영, 상우.
신영;(건성으로)여기 좋네. 여기루 해. 상우;옛날에 우리가 같이 봤던 집보다 훨씬 좋지. 그래두 난 그 때
그 집 이 더 좋은 것 같아. 그 땐 너랑 같이 산다는 꿈이 있었
거든.
신영;얼마 전에도 꿈이 있었잖아. 나보다 훨씬 어리고 이쁜 여자
랑 집 보 러 다녔을 거 아냐.
상우;그 얘긴 하지 말자.
신영;넌 한 여자 인생에 흠집을 내놨어. 난 그 여자 생각나서라도
너랑
다시 잘하고 싶은 생각 없어.
상우;걔는 나한테 뭐라고 했었는 줄 알아? 오빠 눈 속엔 딴 여자가
있다 고, 날 사랑하는 거 맞냐구. 날 사랑한다면 명품 백 사달
라구, 신상 나왔다고... 백 값으로만 3천은 쓴 거
같다.
신영;백 값 너무 나와서 헤어졌구나. 상우;너랑 처음 만났던 1학년 첫 미팅 때로 돌아가고 싶다.
신영;혼자 가라. 가서 다시 돌아오지 마. 상우;넌 도대체 뭘 믿고 큰소리야. 신영;너 뭔가 착각하고 있는데 여자들 많이 변했어. 이젠 나이 들
었다고
대충 아무데나 주저앉지 않아. 상우;.....너 누가 있긴 있는거니? 너 정말 하민재 사귀냐?
신영;......그...래! 조만간 소개해 줄테니까 기대해.
상우;맨날 와서 조르곤 있지만 당장 돌아와 달라곤 나도 말 못해.
그냥
내가 널 기다리고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이러는 거야.
신영;........ 안 잊을게. 그럼 영원히 혼자 기다리면서 늙어죽던가.
나 먼저 간다. (나가버린다)
상우;..........여자들 원래 이렇게 잔인한거니?
26. 신영네 거실 / 어스름
신영, 소파에 모로 누워 자다가 번개 맞은 듯 벌떡 일어나 앉는.
신영;지금 몇시야....
불 켜고 핸드폰 찾아서 시간보고 놀라는.
신영;헉!
27. 방송국 내 연습실/ 밤
민재, 통화중. 옆엔 악기 튜닝중인 멤버들.
민재;전화가 없어서 그냥 취재 땜에 바쁜가보다 했어요.
신영;집에 들러서 잠깐 쉬고 나간다는 게 그만......
민재;집에 가서 이쁜 옷으로 갈아입고 오시려고 했구나. 괜찮아
요.
신영;지금이라도 나갈 수 있는......데.....
민재;푹 쉬고 다음에 봐요. 안녕.
28. 신영네 거실 / 밤
전화 내려놓는 신영.
신영;전화가 없음 자기라도 해봐야지..... 이상한 애야.
29. 방송국 내 연습실/ 밤
후배;선배 오늘 데이트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?
민재;했지.
후배;그런데 왜 안가세요?
민재;한번쯤 무심한 척 넘어가는 것도 좋아. 연습하자.
민재네 밴드, 연주 시작하고....음악 플라멩고 음악으로 물리면
서
34. 상미네 거실 / 밤
9시 뉴스 나오는 TV. 상미, 멍한 시선으로 TV앞 소파에 무릎을 세
우고 앉아있다.
텅빈 거실에 혼자. 외로워 보인다..... (시간경과)11시 예능프로가
나온다. 소파에 쪼그려 누워 잠들어 있는 상미. TV속 웃음소리에
놀라 벌떡 소파에서 일어나 앉는 상미. 거실 테이블에 화관이 놓여
있다.
상미;.............
욕실에서는 샤워 물소리. 상미, 화관을 보고 멍하니 앉아있는데
샤워 물소리 그친다.
상미;당신 언제 왔어요?
남편(E);응?
상미;당신 언제 왔냐구?
남편(E);방금.
상미;이 꽃은 뭐야? 너무 이쁘다.
남편(E);당신 선물. 오다가 샀어.
상미, 꽃잎을 뒤집어 보면 매니큐어로 쓴 글씨가 보인다.
상미;.......(욕실 향해 큰소리로)고마워요 여보. 사랑해.
38. 항공사 내 카페 / 낮
상우, 웃으며 걸어온다. 다정, 앉아서 책 보고 있는 테이블로.
상우;다정씨!
다정;하이! 왜 땅 위에 계세요?
상우;비행 없어도 교육이다 뭐다 일이 많아요. 오늘 시간 내줘서
고마워요
다정씨.
다정;고맙긴요. 마침 근처에 볼일도 있었어요. 상우;여기 미숫가루 아주 맛있는데. 다정;굿!
미숫가루 놓고 앉아있는 두 사람.
상우;신영이가 날 거들떠 보지도 않아요. 다정;당연한 거 아니예요?
상우;내가 그렇게 후져요?
다정;자기 차버리고 간 남자, 돌아왔다고 넙죽 받는 건 제 정신 가
진 여자 가 할 짓이 아니예요. 복수할 맘이 있음 또
모를까. 다
시 사랑에 빠 진 척 했다가 잔인하게 차버릴 꺼면 바로 다시
만나겠지.
상우;하여간 여자들은 다 이상해.
다정;나도 지금까지 제대로 된 남자를 한명도 못봤어요.
상우;다정씨가 날 좀 도와줘요. 말도 안되게 하민재 같은 애 얘기
하고
그러잖아요.
다정;연하랑 연애할 수도 있는거지. 너무 조바심 내지 말아요 상우
씨도.
상우;자기 일 아니라고 너무 그러네요 다정씨. 다정;상우씨, 나 살짝 기분 상하네요. 난 지금 내 코가 석자인 사람
이예 요. 그런 나한테 두 사람 연애만 도와달라는 거예요 뭐
예요.
상우;신영이랑 잘되면 내가 가만있겠어요?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
지.
다정;잘나가는 노처녀랑 소개팅 한다는 남자 한국에 별로 없어요.
나도
현실을 알아요.
상우;어디에나 예외는 있어요. 희망을 가져요. 다정;물론 갖고 있죠. 그래도 앞으로 두 사람 연애는 둘이 알아서
하세요.
상우;미안해요. 내가 생각이 짧았어요. 다정;부기씨가 새로 준비하는 레스토랑 오픈 때 근사하게 차려입
고 와요.
내가 상우씨도 초대했다고 할게요. 상우;꼭 갈게요. 고마워요.
다정;(소근)저기.... 상우씨 앉은 뒤 쪽으로.... 상우;(돌아보려 하는데)
다정;돌아보지 말아요!
상우;(얼른 바로)!
다정;나한테서 11시 방향. 그 쪽에 앉아있는 남자 누구예요? 멋진
수트 입은 남자.
상우;나가면서 볼게요.
상우와 다정, 일어서서 나간다. 상우, 뒤에 앉아있는 남자를 본다.
지나쳐 나간다.
다정;누구예요? 완전 내 타입인데. 상우;미국 MBA출신 우리 회사 최연소 이사요. 다정;어머 어쩜!
상우;이혼 세 번 하고 지금 동거중인데 여자를 그렇게 팬대요. 인
사시켜
드릴까요?
다정;미숫가루 잘 마셨어요!
다정,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간다. 울적하다.
다정;용한 점집 또 없나....
39. 기획취재팀 방 / 낮
회의 책상에 모여 앉아있는 신영 해진 작가 AD.
AD;30년 구둣방은 어때요? 좀 약한가? 작가;많이 약하지. 그 여자 인터뷰가 제일 나아. 해진;남자라면 내가 미인계를 써보겠는데 안타깝네.
작가;그럼 자긴 배용준 인터뷰 좀 잡아볼래? 해진;일단 박의원한테 맞은 여자부터 최선을 다해야죠. 왜 딴소리
야.
신영;그 여자 인터뷰, 내가 꼭 잡아올게 두고 봐. 해진;우리의 영원한 돌쇠. 그런 태도로 남자를 잡았음 벌써 시집을
열 번도 더 갔을 것을.
신영;악담을 해라 이것아.
40. 거리 / 낮
다정, 막걸리 가득 찬 수퍼 비닐봉투 들고 터덜터덜 걸어간다. 뒤
에서 다가오는
고급 외제차, 다정을 향해 빵빵한다. 다정, 아랑곳 안한 채 바쁘게
걸어가는데 창문 내려가고
조셉(E);다정씨!
다정, 돌아본다. 처음엔 갸우뚱... 하다가 점점 밝아지는 표정.
내
인생에 광명이!
다정;어머!!
41. 부기네 거실 / 밤
신영과 부기, 식사 중. 스파게티, 스테이크와 매쉬드 포테이토, 푸
짐한 샐러드와 스프 놓여있는 식탁.
신영;(감탄)맛 끝내준다. 이거 얼마로 책정할 거야?
부기;고민중이야. 나머지 메뉴까지 다 나오면 그 때 정할려구.
신영;대박 예감! 정말 맛있다.
부기;정다정은 왜 안와.
신영;택시에서 내린다고 방금 문자왔어. 술 마셨는지 업돼 있는
것 같아.
(E); (초인종 소리. 촐랑 맞게 여러 번) 부기;왔다.
문 쾅쾅쾅 두드리는 소리. 부기, 달려가 문 열어준다.
부기;주사 다정, 어서 와요.
달뜨고 취하고 상기된 다정, 흥분해 있다.
다정;얘들아 오늘 나 완전.... (급하게 신발 벗고 들어오다
엎어져
뒹구는)
부기;쯔쯔쯔.....
신영;오늘은 누구랑 마셨니?
다정, 기분 좋다. 일어서서 두 팔 벌려 천장보고 빙글빙글 돌며
다정;I'm so happy tonight.
부기;저러다 토하는 거 아냐?
다정;(벅찬)나! 드디어 만난 것 같아! 신영.부기;뭘?
다정;내 운명의 남자! 아하하하하... (하며 기쁨에 겨워 소파에 나
뒹군다)
신영 부기, 소파로 와 앉는다.
신영;너 또 얼마나 마셨길래 정신을 놨니. 다정;내 얘기 들어봐. 부기씨, 들어보세요. 내가 오늘 울적한 마음
에 점을 보러 갔었거든.
신영;(순간 욱하는!! 쿳션으로 때리며)굿으로도 부족하냐?
다정;아 글쎄 들어봐! 거기서 뭐라는지 알아?(살짝 뜸들이
다).........내가....
전생에 나라를 구했대!
신영;(비웃음 터지는)큭!
다정;그래서 나라를 빛낼 남자를 곧 만난대. 부기;얘 내쫓아.
신영;너 이리 나와. (끌어내는데)
다정;(신영 손 뿌리치며)그런데 오는 길에 글쎄! 옛날에 회의장에
서 만난 적이 있는 그 사람을 (손뼉 치며)딱! 만난거야. 실리콘
밸리에서 잘나 갔던 청년 사업가, 조셉 강. 우리나라 경제를
다시 일으켜 세울
인물!
신영;그렇게 돈 잘 벌고 나라를 구할 인물이 왜 아직 여자가 없겠
니.
부기;사업하는 사람들은 빚도 많아요. 부채탕감을 위한 접근일 수
도 있어.
다정;이번엔 진짜야! 여자의 육감으로 알아. 드디어 왔어.
부기;레스토랑 오픈 파티에 데려와 봐요. 내가 봐줄게.
다정;오케이, 다들 기대해. 나 드디어 시집간다아아아!
42. 도서관 / 낮
책 보는 민재. 문자 메시지 소리. 민재, 전화기 꺼내서 보면 시계
만 뜬다. 옆 자리 남학생, 문자 보며 흐뭇하게 웃는 모습.
민재;........
43. 보도국 / 낮
야근 일지 체크하는 신영.
후배1;선배 나 야근 좀 바꿔줄래요? 담주 월요일. 신영;그래라.
후배1;고마워요 선배.
(E);문자 메시지음.
민재(E);뭐하세요?
신영;(문자 찍는다. 일해요!)
(E);문자 메시지음
민재(E);그날 저녁 못 먹은 거 오늘 어때요?
44. 도서관 / 낮
민재, 핸드폰을 본다.
신영(E);오늘은 밤새 길가에서 뻗치기 예정.
민재, 노트북 앞에 앉아있다. 검색창에 ‘뻗치기’ 쳐 본다.
민재;기자들이 취재대상을 기다리며 한없이 대기하는 것을 말함.
단순 무식하지만 힘든 작업.....
45. 여자네 집 앞 / 밤
추워서 콩콩 뛰며 서있는 신영. 추위 없애려 왔다갔다 뛰어보고
팔다리 움직여 보는 신영.
(E);핸드폰 벨
신영;여보세요........?? 여보세요?
46. 민재네 거실 / 밤
민재, 통화중.
민재;하민잰데요, 제 번호 저장 안돼 있어요? 신영;돼 있어요.
민재;그런데 왜 민재씨! 이렇게 안 받고 여보세요 하세요?
신영(F);아우 별걸 다 가지고...
민재;다시 할게요. (전화 끊는다)
47. 폭행녀 집 앞 / 밤
벨 울린다.
신영;하민재씨!
민재;그냥 민재씨. 다시 할게요. (전화 끊고)
벨 울린다.
신영;민재씨!
민재;뭐하세요?
신영;길에서 뻗치기 한댔잖아요. 추워죽겠는데 별걸 갖고 다 트집
이야.
민재;지금 어딘데요?
신영, 제자리 뛰기 하고 있다.
민재;신영씨!
신영;(돌아보면)
민재, 군고구마 봉지 들고 귀마개하고 큼지막한 쌕을 매고 다가온
다.
신영;응원하러 온 거예요?
민재;누구예요 대체. 인터뷰 안한다는 사람이. 신영;민재씨가 미인계로 한번 녹여볼래? 민재;(두 손으로 신영의 볼을 잡으며)일단 몸부터 녹이세요. 볼이
빨개요.
신영;................
민재, 쌕에서 귀마개를 꺼내 신영에게 씌워주고 보온병에서 커피
를 꺼내 따라준다.
군고구마 봉지를 만져보는 민재.
민재;뜨끈뜨끈 했는데 벌써 식었네. 잠깐만 기다리세요.
신영;괜찮아요. 아직 따뜻해.
민재;금방 올게요.
민재 뛰어간다. 신영, 커피 마시며 서 있다. 잠시 후 군고구마 할
아버지와 함께
장작불 타는 군고구마 리어카 함께 끌고 오는 민재.
신영;!!
민재;불 쬐라구요.
신영;미쳤어?
민재;여기가 장사도 훨씬 잘되실 꺼 같아서.....
나무로 굽는 군고구마. 불길이 활활 타오른다. 오가는 사람들 간
간이 고구마를 사가고. 고구마 통 옆에 붙어 서 있는 민재와 신영.
민재, 긴 목도리를 풀러 신영과 같이 맨다. 두 사람이 두 번 두르고
도 넉넉한 목도리.
민재;오늘이 꼭 크리스마스 같다.
신영;추운 데 웬 고생이예요?
민재;그러게 누가 특종 놓치래요?
신영;내가 놓치고 싶어서 놓쳤니? 민재씨도 좀 더 살아봐. 죽어라
노력해 도 삑사리 나는 일이 인생에 얼마나 많은데.
민재;이 오빠는 벌써 알고 있지. 그걸 이제 알았쩌요?
신영;......뭘 먹고 이렇게 버릇이 없니 진짜. 민재;발 시려온다. 그쵸? 우리 같이 뛰어요.
합동 목도리 한 두 사람 콩콩 나란히 제자리 뛴다.
민재;신영씨한테서 좋은 냄새 난다. 향수예요, 샴푸예요?
신영;날더러 왜 신영씨래 건방지게?
민재;그럼....... 신영아? 이걸 원하는구나. 신영;진짜 한 대 패주고 싶다.
민재;속으론 좋지? (웃는)
신영;오늘 날도 춥고 혼자 뻗치기하기 심심해서 봐준다.
민재;인터뷰 안한다는 이유가 뭐예요? 신영;클럽에 놀러갔다 술 취한 박태훈 의원한테 맞았는데 스스로
부끄럽 다고 여기는 지 뭐가 두려운 지 죽어도 안한다네.
민재;그 사람, 예전에 캐디 폭행사건도 있지 않았나?
신영;아 맞다! 그랬던 것 같네 진짜. 그 때도 헛소문이다 사실이 아
니다
하면서 덮은 것 같아. 맞아....
민재, 집으로 다가가 초인종을 누른다.
여자(E);누구세요?
민재;(인터폰에)이신영 기자 친굽니다. 군고구마 좀 드세요.
신영;(뒤에서 보며)소용 없어.
여자, 집에서 나와 신경질 적으로
여자;왜 이래요. 안한다니까.
민재;(어리둥한 표정 지으며)뭘 안하신다는거죠? 여자;인터뷰 안한다고 백번 넘게 말했을텐데요.
민재;인터뷰는 필요없구요, 저랑 잠깐 누구 좀 만나러 가시죠.
신영;?
여자;......무슨 소리예요.
민재;박 의원이 예전에 폭행했던 캐디요. 그 때 그 분이 경찰에 신
고만
했어도 댁한테 같은 일이 일어나진 않았죠. 그러니까 따지러
가자구 요.
신영, 조용히 민재를 보고 서 있다.
민재;박의원, 자기보다 힘없는 사람들한테만 주먹을 휘두르잖아
요. 앞으로
피해자는 또 생길 꺼예요. 인터뷰 하기 싫은 마음 충분히 이해
하는 데 댁보다 더 억울한 피해자가 또 생긴다면 속상하지 않
겠어요?
신영;................
민재;지금 꺼려하시는 인터뷰가 나중에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있어
요.
여자;누구세요? 기자는 아닌 것 같은데. 민재;이신영 기자 친굽니다. 추운 데서 고생하길래 응원 왔다가 얘
기 듣고 급 흥분했어요. 무례하게 군 거 용서하세요.
여자;알았음 돌아가세요.
민재;우리 모두 당신 편이 될 준비를 하고 있는 데 뭐가 무서우신
거예요.
여자;......(신영을 향해)....내일 전화할게요. 민재;하신 단 말씀이죠?
여자;(말없이 들어간다)
민재;저희 여기서 좀 더 있다 갈게요. 군고구마 생각나면 언제라
도 나오세 요.
신영;자기 보통 아니다.
민재;다 자기를 위해서지.
나란히 불 쬐며 커피마시며 고구마 먹는 두 사람. ‘아 뜨거’ 마주보
며 웃고....
민재 보며 미소 짓는 신영.
신영(E);기억상실이 풀리듯, 봉인된 추억이 풀리듯 아련한 느낌이
아지랑 이처럼 옵니다. 연애가 이런 거였지, 설레는 게 이
런 거였지...
피가 돌고 심장이 뛰고 봄이 오는 이 느낌. 나를 가꾸고 싶
은 마 음. 왜 하필 오늘 여기서 이런 필이 올까요. 이 아이
옆에서.
핸드폰 벨 울린다. 발신자 보고 놀라
신영;어? 이윤희씨? 네... 그래요, 그럼 일단 내일 만나요. 잘
생각
했어요.
고마워요.
민재;됐어요?
신영;응, 한대!
두 사람 껴안고 좋아서 펄쩍펄쩍 뛴다. 민재, 핸드폰 꺼낸다.
민재;인터뷰 성사 기념으로.
민재, 핸드폰을 꺼내 셀카를 찍는다. 다정한 포즈로 표정 지어보
는.
신영(E);옆에 있는 이 아이, 남자로 느껴질까 두려워지는 현장에
서 백년 만의 연애느낌 이신영입니다.
딱 붙어 다정하게 웃고 있는 두 사람 얼굴 찰칵!
48. 진료실 / 밤
책상에 앉아있는 반석. 핸드폰 사진을 본다. 다정한 신영과 민재.
놀라서 뒤로
의자 젖히다가 의자 뒤로 훌렁 넘어간다. 꽈당.
49. 거리 / 밤
외제차에서 내리는 행복한 다정.
다정;고마워요 조셉. 그날 봐요. 전화할게. 바이!
다정, 손 흔들고 차 멀어진다.
??? 50. 신영네 거실 / 밤 <50, 52씬 대사 수정및 추가
>
구두, 옷, 백 매치해서 입고 서 있는 다정. 세련되고 포멀한 수트
입었다. 옆엔 부기, 신영.
다정;어때? 나 그날 조셉 훅 가게 만들고 싶은데. 부기;파티에 가는 건지 회의장에 가는건지... 다정;딱딱해 보여요?
부기;훅가게 만들려면 평소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줘야죠. 지
금 그건 아니야.
신영;나 그날 하민재 초대했어. 윤상우도 온다니까 그 앞에서 다정
한 모습
보여줄꺼야.
부기;하민재랑 사귀니?
신영;윤상우 퇴치용으로 부른거야.
부기;둘 다 그날 밤은 여신 포스로 가야겠네. 기다려 봐요. (뛰어나
가는)
시상식 나가듯 노출이 심한 화려한 드레스 입고 서 있는 신영과
다정. 부기, 맘에 드는 듯 보고 서 있다.
부기;음.... 잘 어울리네. 그거 입고 와. 신영;이거 어디 불안해서 입겠냐. 몇 발짝 걷다보면 훌렁 벗겨지겠
다.
다정;난 그냥 용기내서 입을까?
부기;뽕 브라 세게 넣고 입으면 돼요. 다정;음.... 시상식장 여배우들 보다 나은 것 같은데. (거울 보며 자
기
모습에 취해 콧노래 흥얼거리고 있는데)
??? 초인종 소리.
신영;누구세요?
경찰(E);택뱁니다.
신영;이 시간에 웬 택배....
신영, 문 열면 여자 경찰 1명과 사복경찰 2명 들어온다. 세 여자
놀란 표정.
경찰;경찰입니다. (다정향해)정다정씨 맞으시죠? 다정;네. 그런데요....
경찰;잠깐 저희랑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. 다정;제가 왜요? 저 잘못한 거 없는데요. 경찰;조셉 강씨 아시죠?
다정;......그 사람이 왜요?
신영. 부기;.......(마주보며 불안한) 경찰;잠깐이면 됩니다. 같이 가시죠.
경찰들 드레스 입은 다정의 팔을 잡고 나간다. 놀란 신영과 부기,
다정을 잡는데 경찰한테 끌려나가는 다정.
다정;(끌려 나가며)시.....신영아.... 신영;(다급히 소리치는)가서 전화해. 어느 경찰선지 알려주면 2진
한테
연락하고 따라갈게.
부기;.......느낌이 매우 안 좋아.
51. 신영네 집 앞 / 밤
경찰차 와서 선다. 드레스 위에 경찰 추리닝 등에 두른 다정,
내린
다. 경찰, 내려 거수 경례한다. 다정, 성질나는 듯 츄리닝 벗어 던
지고 걸어간다.
??? 52. 신영네 거실 / 밤
드레스 입은 다정 들어선다.
신영;정다정!
소파로 엎어지며 울음 터지는 다정.
신영;정다정! 왜 그래. 울지만 말고 말해봐! 다정;머리 뽑히고 왔어.
신영 부기;뭐?
다정;가뜩이나 요즘 머리 많이 빠져서 고민인데....그래서
탈모방
지 샴푸 쓰고 있는데.... 경찰서 가서 머리카락 뽑히고 왔어.
부기;그 사람 유부남이죠? 마누라한테 뽑혔죠?
플래쉬 백 - 경찰서. (경찰서 씬은 대사들리지 않게 무성영화나
격한 뮤직비디오처럼 보여진다)
놀란 표정의 푹 파진 드레스 다정. 그럴 리 없다는 듯 두 손을 벌
려 들고 고개를 젓는다.
다정(E);조셉 강이 마약으로 걸렸대요. 최근에 자주 만난 사람들
추적조사 에 내가 걸린거야. 신영(E);이봐! 서글픈 반전이 있을 줄 알았어.
눈썹에 빵꾸나고 머리 올백으로 까 넘기고 질 떨어져 보이는 양
아치들 너 댓명 대기의자에 앉아있다. 모두 다정을 호기심 어린 의
아한 눈길로 보고 있다. 푹 파진 드레스 입은 다정. 형사 앞에 꼿꼿
이 서 있다. 형사, 다정을 의자에 앉히고 타이트한 비닐장갑 낀 손
으로 다정의 머리를 들춰 머리카락을 뽑는다. 다정, 거부한다.
‘몇번 안 만났어요 난 아니예요’ 형사, 옷차림을 가리키면서 ‘정상
인이 집에서 이런 거 입고 있습니까’ 하면서 머리카락을 뽑는. 다
정, 아 따거 소리치는. 양아치들 뒤에서 킥킥 웃고.
다정(E);집에서 이런 옷 입고 있다고 약 먹은 거 맞다고... 머리카
락 뽑았 어. 흑흑..... 머리 뽑힐 때 얼마나 자존심 상하고 따
가웠는지 알 아?
다시 거실.
부기;울지마요. 며칠이나 사귀었다고. 파티에 와서 좋은 남자 찾아
봐요.
응?
신영;그래 우린 탈모방지에나 신경쓰자. 나두 요새 머리 장난 아니
게
빠져.
53. 미용실 / 낮
신영 다정 부기 머리에 수건을 겹겹이 두르고 앉아있다. 미용사
셋 뒤에서 와서 머리에 불을 붙인다. 세 여자 머리에 불붙어 활활
타오른다.
부기;어때? 따뜻하지?
다정;.....아....난 뜨거운 것 같아.... 아 뜨거! 뜨거!
신영과 부기 얼른 일어서 옆에 있는 신문과 수건으로 다정 머리
를 내리쳐 불을
끈다.
54. 레스토랑 / 밤
내외국인으로 북적이는 레스토랑. 예쁘게 차려입고 들어서는 신
영. 두리번 하는데
민재;신영씨!
신영, 보면 근사한 수트에 넥타이 맨 민재 서있다.
신영;!!! 꺄오! 딴 사람 같네.
민재;신경 좀 썼죠. 오늘 친구들 소개받는 날인데.
민재, 지나가는 웨이터에게서 샴페인 잔 두 개 들어 하나를 신영
에게 건네준다.
민재;맘껏 드세요. 오늘도 업어줄게.
신영, 입구에 역시나 근사하게 차려입은 상우가 들어서는 게 보인
다. 신영, 민재의
팔짱을 낀다.
민재;........
상우, 걸어오다 신영을 본다. 팔짱 끼고 다정히 샴페인 마시고 있
는 두 사람보고 불끈하는 눈빛! 상우, 그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간
다.
신영;......(민재와 얘기하는 척. 그러나 상우가 다가오는 게 신경
쓰인다)
민재씨... 그래서 그건 어떻게 됐어? 민재;어떤거요?
신영;녹화는 언제 한대요?
민재;다음주요.
신영;구경가도 돼죠?
민재;그럼요.
상우, 일부러 두 사람을 스쳐지나간다.
신영;..........
신영, 돌아본다. 상우, 바 쪽에 서있는 다정에게 다가간다. 반가
운 척 큰소리로.
상우;다정씨! 언제 왔어요. 오늘따라 너무 이쁘신 거 아니예요.
다정;상우씨! 어서 와요. 한잔 할래요? 상우;해야죠. 맨 정신으로 있고 싶지 않거든.
신영 민재 한 쪽에 서 있고 다정과 상우는 바에서 한 잔. 부기, 상
우 다정 쪽으로
걸어간다.
부기;상우씨 왔어요?
상우;레스토랑 멋지네요.
부기;감사합니다. 어? 신영이는 저기 있네. 다정;(돌아본다)어머? 옆에 저 멋진 남자 누구야? 부기;저 친구가 하민재구나...
상우;(맘에 안드는 듯 헛기침)흠....
다정과 부기, 신영 민재에게 다가온다. 상우는 맥주 마시는 척 하
면서 신경 쓰이는 듯 슬쩍슬쩍 돌아보고.
부기;안녕하세요.
신영;아, 민재씨. 여기 내 친구들이예요. 이쪽은 레스토랑 컨설턴
트 김부 기.
민재;(깍듯이 인사)처음 뵙겠습니다. 부기;와 주셔서 고마워요. 자주 뵈요. 신영;이쪽은 지금 나랑 같이 사는 동시통역사 정다정.
민재;안녕하세요. 하민잽니다.
다정;반가워요. 나 민재씨 노래 중에 좋아하는 거 있어요.
민재;어떤거요?
다정;싸구려 커피.
민재;그건 제꺼 아닌데....
신영;좀 제대로 알고 아는 척을 해.
다정;그냥 웃길려고 해본거야. 혹시 형은 없으세요?
민재;없는데요.
다정;웃길려고 물어본 거예요. 만나서 반가워요 민재씨.
민재;네. 저도 반갑습니다.
신영;배고파. 일단 좀 먹자. 민재씨, 이리와요.
신영, 민재를 끌고 스낵테이블로 간다. 부기는 다른 손님들에게
인사하며 움직이고 다정은 상우가 있는 바로.
다정;누군 좋겠네. 돌아와 주길 바라는 옛날 남친도 오고, 연하의
새 남친 도 오고....
상우;새 남친은 누가 새 남친이예요. 딱 봐도 어색해 보이는구만.
다정;상우씨도 가서 인사해요.
상우;내가 왜요? 여기 한잔만 더 주세요.
뷔페식으로 차려진 테이블. 신영과 민재, 접시에 샐러드나 샌드위
치 딤섬 들고 와
먹는다. 상우, 술 마시며 자꾸 신영 쪽을 힐끔 거린다. 신영도 상우
가 신경 쓰인다.
신영;..........부탁이 있는데....
민재;말씀하세요.
신영;오늘....있잖아요.
민재;집에 가지 말라구?
신영;(펄쩍)그런 게 아니라!
민재;(웃으며)농담이예요. 너무 놀라니까 내가 다 민망하네.
신영;내가 오늘 친한 척 해도 이해해 줘요. 민재;친하잖아요, 우리.
신영;...친한.... 가? 더 친한 척 해도 이해해 달라구.
민재;친한 척 한번 해봐요. 보고 결정할테니까. 신영;..........
민재;이거 어때요? (얼굴을 내밀어 키스할 듯 가까이 다가온다)
신영;(부끄러워하며)아이 그 정도까진 아니구....
민재, 신영의 어깨에 손을 둘러보는.
민재;그럼 이건?
신영;........ 나쁘지 않아.
민재;(신영 어깨 감싸 안은 채 미소)
상우, 뒤 돌아보는데 민재가 신영의 어깨를 감싸고 다정하게 웃으
며 눈 맞추며
얘기하고 있다.
상우;(불끈)!!! 다정씨! 봤어요?
상우, 대꾸 없어 옆을 보면 다정, 술잔 들고 옆에 서서 부기가 소
개해 주는 외국인들에게 인사하고 악수하고 바쁘다.
상우;.......여기서 내가 제일 외로운 존재군. (들고 있던 잔을 다 마
신다)
한 쪽의 신영, 민재와 다트 판에 화살 던지며 게임 중. 민재, 명
중 명중 퍼레이드.
신영;까오! 자기는 별걸 다 잘한다.
민재;8대 3으로 내가 이겼는데... 뭐 없나? 신영;..........뭐가 없냐니....
민재;친한 척 좀 하지? 허락까지 받아놓곤 친한 척을 안하네.
신영;......
민재;그럼 이긴 사람 맘대로 내가 해도 되죠? 신영;?
민재, 신영의 볼에 기습 뽀뽀.
신영;!!
놀란 신영의 표정에서!